이재명 경기지사의 마지막 결재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법원 "위법하다" [정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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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통행료 부담 정도, 이용자 편익 대비 기본권 제약될 정도 아냐"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퇴 직전 일산대교 무료통행 관련 공익처분 '결재'…22일간 무료
법조계 "일산대교㈜가 적법하게 따낸 사업수주…어려운 소송"
"무료화 기간 손실배상 경기도 몫"…결국 도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우려와 비판 제기
[데일리안 = 정채영 기자] 경기도와 일산대교 주식회사 간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 및 조건부 통행료 징수금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일산대교 주식회사가 승소했다. 법조계는 법원이 통행료 부담이 이윤자 편익에 비해 크지 않다고 해석한 것이라며, 결국 경기 도민들의 세금으로 손실을 충당해야 한다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수원지법 행정4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일산대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와 조건부 통행료 징수금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경기도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일산대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통행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나 부담 정도가 이용자 편익에 대비해 기본권이 제약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경기도)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고(경기도)의 사회기반시설투자 등 공공이익을 위한 이유로 사업지정 취소하려는 이 사건은 위법하다"며 "원고는2017~2020년 통행료 이외,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재정지원금 지원 비율도2020년 경우, 약 4%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일산대교는 고양시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 1.84㎞를 잇는 한강의 가장 하류에 건설된 다리로, 2008년 5월 개통했다. 일산대교는 한강 28개 다리 중 유일한 유료 교량으로 통행료는 경차 600원, 소형(승용차) 1200원, 중형 1800원, 대형 2400원이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지사 직을 사퇴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26일 무료통행과 관련한 공익처분을 결재했다. 도는 공익 처분 직후인 27일부터 통행료 무료화를 실시했다. 통행료 절감 효과, 시설 운영비용 절감 효과, 교통량 증가에 따른 사회적 편익 효과, 인접 도시 간 연계발전 촉진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산대교㈜가 수원지법에 제기한 공익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22일 만에 다시 유료화됐다. 이후 김동연 경기도지사 또한 6·1 지방선거에서 일산대교 무료화를 공약한 바 있다. 현재 도는 일산대교㈜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과 운영권 인수 협상을 추진 중이다.
법조계는 이번 소송은 경기도가 승소하기 어려운 소송이었다고 설명했다. 정구승 변호사는 "공익 처분으로 취소를 하겠다는 건, 공익상 필요와 취소로 인해 당사자가 입는 기득권 사이를 비교 형량하게 된다"며 "통행료 부담이 이윤자 편익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일산대교㈜가 부정적인 방법으로 사업권을 따낸 게 아니라 적법하게 사업수주를 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 어려운 소송이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현강 이승우 변호사는 "단순히 법리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지자체장의 공약과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었다"며 "한강 교량 중 유일하게 유료 교량인 일산대교를 무료화해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는 지자체장들의 공약 이행도 중요하긴 하지만, 국민연금공단과의 협의도 없이 무리하게 일산대교 무료화를 강행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이번 판결이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소송에서도 뒤집히지 않는다면 지난해 22일 간 무료화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경기도가 부담해야 하는데, 결국 경기도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무료화됐던 기간에 발생한 손실에 관해서는 경기도가 배상하게 되는 것"이라며 "경기도는 무료화 기간 손실도 배상해야 하지만, 일산대교 운영권 인수 방안 추진을 함에 있어서도 불리한 위치에 서서 큰 지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도 "경기도와 일산대교 모두 항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종국적으로 일산대교㈜가 승소한다면, 보상금을 경기도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피해를 고스란히 도민들이 떠안는 게 맞는 싸움인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65641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