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검찰에 강한 유감 드러내
"특검서 검찰까지 수사해야" 요구도
'공익제보자' 강혜경 씨 측이 공천 개입 등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를 정식 소환하지 않는 검찰에 날을 세웠다.
강 씨 변호인단 정구승 변호사는 17일 오전 창원지방법원 법정동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 "공익제보자가 진실을 밝혀달라며 제출한 휴대전화, PC에서 나온 수많은 자료 속에 드러난 거대 악에는 눈감으면서 도리어 공익제보자를 표적 삼아 먼지떨이 수사를 벌이고 기소했다"며 검찰 해명을 촉구했다.
김영선 전 국회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는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사건 핵심 증인으로, 지금까지 15회가량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강 씨는 김 전 의원과 함께 국회 정책개발비를 속여 뺏은 사기 사건과 2022년 정치자금 회계장부를 허위로 기재하고 2023년도 정치자금 증빙서류를 갖추지 않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다.
정 변호사는 "이미 밝혀진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기소할 수 있는 윤석열, 김건희는 단 한 번도 정식 소환조차 못 하면서 만만한 공익제보자는 15차례 불러서 조사해 일상을 파괴하고 정작 중요 정치인 범죄 혐의는 눈감거나 면죄부를 주고 공익제보자를 핍박하는 검찰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강 씨 변호인단에 따르면, 검찰은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제외하고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준석(개혁신당·경기 화성 을) 국회의원 등 다른 정치인 수사를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방검찰청이 이른바 '명태균 사건' 대부분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넘기겠다고 밝힌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사실상 답보 상태인 셈이다.

강 씨 변호인단은 검찰 사건 축소 의혹도 제기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강 씨 소PC와 하드디스크 3개를 압수했지만 축소, 은폐하려고 포렌식 기간을 협소하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의도적으로 눈감고 수사하지 않은 정치인 자료는 소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인지 강 씨에게 PC와 하드디스크를 다시 제출해달라는 어처구니 없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또 "검찰이 홍준표 전 시장과 관련해 중요한 자료가 비밀번호로 잠겨져 강 씨에게 협조를 요청했었는데, 나중에 입수해 포렌식한 결과 손쉽게 비밀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확보한 포렌식 자료조차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홍 전 시장이 강 씨에게 여론조사용으로 제공한 당원명부였는데, 검찰이 유력 정치인 관련해 포렌식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분석하지 않는 등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강 씨 변호인단은 강 씨 사건 재판부에 검찰 수사 서류 전부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검찰이 공익제보자가 제공한 자료를 개인 핍박용으로 사용해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면 공판 과정에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과 함께 추가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 범위는 관련 정치인뿐만 아니라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던 검찰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특별검사 수사를 촉구했다.
/최환석 기자
출처: 강혜경 측 “검찰, 윤석열·김건희는 눈감고 공익제보자 먼지떨이” < 법원·검찰 < 사회 < 기사본문 - 경남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