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휴대전화기를 던져 얼굴이 찢어졌는데, 특수상해로 처벌할 수 있나? [오종훈 변호사]
본문
휴대전화기는 특수상해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어
특수상해는 징역형밖에 없어…미 합의 시 실형 가능
며칠 전 A씨가 지인과 만나 대화하다 사고를 당했다. 대화 중에 화가 난 상대방이 휴대전화기를 던져 A씨의 얼굴이 2㎝가량 찢어진 것이다.
오랫동안 알아 온 사이였기에 A씨는 치료비만 받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마저도 주기 싫은지 “고소하라”며 적반하장이다.
사건 당시에 CCTV나 목격자는 없었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한 상대방의 카톡 메시지는 남아 있다. A씨는 이를 증거로 해 상대방을 특수상해로 고소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질의했다.
법원, “휴대전화기는 가격 방법에 따라 사람의 신체에 충분히 위해가 가해질 수 있어”
변호사들은 휴대전화기도 특수폭행죄를 구성하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A씨는 상대방을 특수폭행죄로 고소할 수 있고, 이 경우 상대방은 일반 폭행죄에 비해 훨씬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법무법인 대환 김익환 변호사는 “폭행에 사용한 휴대전화기 역시 특수폭행죄, 특수상해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A씨는 상해진단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찢어진 얼굴 부위 사진 등을 첨부해 특수상해죄로 고소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일로 사당 법률사무소 오종훈 변호사는 “형법 제258조의2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자에게 특수상해죄를 적용해 무거운 처벌을 내린다”며 “가해자가 사용한 핸드폰을 ‘위험한 물건’으로 하여 고소장을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대방에게 특수상해죄가 인정되면 재판이 열려 엄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는 “특수상해죄의 경우 징역형 처분만 가능해 기소하면 사건은 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안영림 변호사는 “특수상해죄는 징역형밖에 없어서 원칙적으로 구공판 된다”며 “상대방에게 혐의가 인정되면 법원에 출석해 재판받아야 하고, 미합의 시 실형 선고의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익환 변호사는 “휴대전화기, 삽, 술병, 식칼, 쇠 파이프 등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입힌 특수상해의 경우에는 단순 상해에 비하여 가중처벌 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직장 동료 2명과 회식을 하다가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한 동료의 눈 부위를 때려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히고, 말리는 다른 동료의 뒤통수도 손에 든 스마트 폰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특수상해죄를 적용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실제 하급심 판결 사례도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지방법원은 2019년에 열린 이 재판에서 “휴대폰은 본래 살상용이나 파괴용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금속 재질로서 매우 견고하고 단단하므로, 이를 휴대하여 사람의 신체를 가격할 경우 그 방법에 따라서는 사람의 신체에 충분히 위해가 가해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2019고정1040 판결)
최회봉 기자 caleb.c@lawtal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