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5m 거리에 짓는 공장,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공사를 중지시킬 수 없나? [오종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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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은 일상에서 필수적인 것이 아니어서 법정에서 인정받기 어려워
일조권이나 환경 침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주장하면서 권리구제 요구해야
A씨의 집 앞에 커다란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아직 기초공사 중이지만, A씨의 단독주택 담벼락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 4층 높이의 건물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A씨 집 거실에서는 공장의 시멘트벽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게 불 보듯 하다.
업체 측은 마을주민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공장 건설 계획을 추진했다. 오직 구청과 업체만 알고 일을 진행한 것이다.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래서 A씨는 조망권 침해를 이유로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려고 한다. 이 경우 승소 가능성이 있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공사가 더 진행되기 전에 서둘러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해야
변호사들은 일반 주택의 조망권 침해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조망권은 일상에서 필수적인 것이 아니어서, 법정에서 그 자체가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망권 침해가 인정되려면 침해로 인해 영업상의 손해가 있거나, 생활상의 이익 침해가 있어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일로 사당 법률사무소 오종훈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조망권 침해 기준을 사회통념 상 수인한도를 넘었을 때로 본다”며 “이 기준을 충족할 때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는데, 상당히 승소하기 어려운 소송”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명재 이혜린 변호사는 “조망권 침해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천공조망율’인데, 먼저 이 비율이 어느 정도 나올지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천공권은 한마디로 ‘하늘을 볼 수 있는 권리’라 할 수 있는데, 거실 창을 통해서 보이는 하늘의 정도로 측정된다. 2007년에 천공권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하지만 조망권은 일상에서 필수적인 것이 아니어서, 법정에서 그 자체가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따라서 A씨는 조망권과 함께 일조권 침해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종훈 변호사는 “일조권 침해는 통상적으로 동지 기준 하루 4시간 이상의 일조가 확보되지 않거나, 하루 중 2시간 이상 연속 일조가 확보되지 않을 때 인정될 수 있다”고 짚었다. A씨의 경우 일조권 침해를 주장했을 때 승소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는 취지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공사 진행이 상당히 돼버리면 인용 가능성이 떨어지므로, 서둘러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집단 민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혜린 변호사는 “공동피해자인 마을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공사허가를 규탄하는 내용을 구청장에게 전달하시는 등 현실적인 압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회봉 기자 caleb.c@lawtal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