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란죄, 누가 봐도 외설적이라고 느껴야 적용 가능…행위 자체만 개별적으로 판단 못 해"

"화사 무대, 표현의 자유로 봐야…성인 대다수인 대학 축제 공연이기에 부적절한 상황도 아냐"

"설령 공연이 변태적 성관계 연상케 했을지라도…음란행위 하겠다는 인식으로 한 행동 아냐"

"'아동 보호하자'는 이유 아니라면 예술 영역 확보해줘야...규제 주장은 꼰대적 생각에 불과"

 

 

 

 

[데일리안 = 박상우 기자] 외설 공연 논란에 휩싸인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가 학부모 단체에 고발당했다. 법조계는 화사가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한 것인 만큼 공연음란죄로 처벌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한다'는 고발인의 주장은 지나친 해석이고, 예술의 영역을 이해하지 못하는 꼰대적 생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11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6일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로부터 화사에 대한 공연음란죄 혐의 고발장을 접수 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화사는 지난 5월 12일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을 위해 성균관대 축제 무대에서 공연하던 중 혀로 손가락을 핥은 뒤 특정 신체 부위에 갖다 대는 동작을 해 외설 공연 논란에 휩싸였다. 단체는 고발장에서 "화사의 행위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안무 맥락과 맞지 않아 예술행위로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확신 황성현 변호사는 "공연음란죄란 쉽게 말해서 문제 된 행위를 봤을 때 '누가 봐도' 외설적이라고 느껴야 한다. 보는 사람에게 단순한 불쾌감을 주는 것을 넘어 성욕을 자극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야기해야 한다"며 "행위 자체만 개별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전체적인 내용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사의 공연은 '예술적 표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10분간의 공연 전체적인 분위기, 현장의 반응 등을 생각했을 때 학의연이 고발장에서 말하는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한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으로 보인다"며 "판단의 기준이 학부모가 아닌 사회 평균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음란'이라는 개념 자체는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인 개념이고, 흔히들 '요즘 시대에 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말을 한다. 이번 화사 논란이 공연 음란에 해당된다면 현재 아이돌 안무의 대부분은 음란한 안무에 해당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우면 김한수 변호사는 "공연음란죄는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음란한 행위를 하여야 성립한다"며 "이 경우 표현의 정도가 지나치다고는 평가할 수는 있어도 형법상 공연음란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안무 맥락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무는 가수(예술가)의 표현의 영역인데 음란한 행위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해당 행위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정도가 지나쳤다고는 볼 수 있어도 해당 행위가 음란한 행위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보인다. 또 화사가 예술적 목적이 아닌 음란한 행위를 하겠다는 인식 하에 한 행동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로 청량리 법률사무소 정구승 변호사는 "공연 음란죄 처벌의 대상은 성적인 의도에만 해당할 때 가능하다. 다만 화사 씨는 무대에서 공연의 목적으로 한 것이기에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봐야 한다"며 "뮤지션 혹은 퍼포먼서들이 예술을 표현한 것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화사 씨가 무대에서 공연을 한 것이 아니라 성인들이 참석하는 대학 축제에서 한 것이기에 부적절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또한 "소아나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가 아니라면 예술의 영역을 최대한 확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불쾌감을 일으키는 예술적 표현조차도 '당신이 안 보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며 "최근 K-Culture가 세계로 뻗어 가고 있는 와중에 예술에 대한 규제를 한다는 것은 꼰대적 생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729390?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