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고인은 2021. 5. 26. 06:40경 ~ 07:00경 사이에 출근하려는 피해자에게 미숫가루, 꿀, 우유에 불상량의 니코틴 원액을 넣어 혼합한 음료(‘미숫가루 음료’)를 주고 피해자로 하여금 먹게 함(쟁점 ➊ 행위)

2. 피해자가 속쓰림과 오심 증상만 보일 뿐 사망하지 않자 피고인은 같은 날 20:00경 ~ 20:30경 사이에 흰죽을 만든 후 그 안에 다량의 니코틴을 넣어 피해자로 하여금 국그릇 반 정도의 흰죽을 먹게 함(쟁점 ➋ 행위)

3. 피해자는 같은 날 22:30경 극심한 흉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같은 날 23:26경으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은 후 2021. 5. 27. 01:30경 귀가함

4.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자, 같은 날 01:30경 ~ 02:00경 사이에 피해자에게 물을 마시라고 권유하면서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탄 찬물을 건네주고 피해자로 하여금 이를 마시도록 하여(쟁점 ➌ 행위), 같은 날 03:00경 무렵 피해자로 하여금 급성 니코틴 중독 등으로 사망하게 하였음

살인의 공소사실 중 쟁점 ➊, ➋ 행위 – 이유 무죄: 피해자가 응급실에 이송되었을 당시 채취한 혈액은 적기에 확보되지 못하고 보관기간 경과로 폐기

그러나, 부검결과나 위 감정의견 등은 피해자의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라는 점 및 피해자가 응급진료센터를 다녀온 후 피해자에게 과량의 니코틴 경구 투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증거방법으로서 의미가 있을 뿐,

이로써 ‘피고인이 찬물에 니코틴 원액을 타서 피해자로 하여금 음용하게 하였다‘는 공소사실이 증명된다고 볼 수는 없음 

대법원 판결의 취지 : 대법원 - 피해자 니코틴 중독 / 피고인의 행위로 볼만한 증거들 가령, 니코틴에 의한 사망 등 검색기록 등 동기 입증 등이 부족 / 파기환송심

법원조직법에 따라서 파기된 원심법원은 상급기관인 대법원의 사실판단, 법리판단에 구속되기 때문에, 동일한 사실관계라면 원심도 대법원과 같은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만한 추가적인 증거들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한 30대 여성이 담배 성분인 니코틴이 든 물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유죄로 확신할 정도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았으니 다시 재판하라며 대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이상협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21년 5월 A 씨는 남편에게 세 차례에 걸쳐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과 물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피해자는 아내가 만든 죽을 먹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은 집에 온 뒤 아내가 준 찬물을 마시고 니코틴 중독으로 숨졌는데 남편은 8년 전에 담배를 끊은 상태였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실수로 니코틴 원액을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음식과 물을 통한 범행을 모두 인정했지만, 2심은 음식에는 치사량에 이르는 니코틴이 담기지 않았다고 보고 찬물을 통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른 경위로 남편이 니코틴을 음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물컵에 마시지 않고 남은 물이 상당히 많았고, A 씨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 인터뷰 : 문건일 / 변호사

- "피해자가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증거 자체는 있지만 그게 피고인이 피해자한테 찬물에 니코틴을 타서 줬다라고 볼 만한 증거들이 부족하다고 본 거죠."

이상협 기자 [lee.sanghyub@mbn.co.kr]

출처: https://www.mbn.co.kr/news/society/4950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