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 투약 입증 어려워…직업 특성상 필요했다 주장하면 무혐의 가능성도"

배우 유아인(36)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제 어떤 처벌을 받게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다수 법조계 관계자들은 유죄 판단이 내려지더라도 벌금형 등 경미한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씨를 소환조사했다. 유씨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씨 체모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우유 주사' 프로포폴이 뭐길래…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

 

프로포폴은 약이 드는 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지만 과량 투여시 호흡억제 등의 부작용이 있어 위험하다. 금세 잠들 수 있고 짧은 시간만 자도 개운하다는 오해가 있어 오·남용되는 경우가 있다.

마약류 취급권한이 있는 일부 의료계 종사자들이 돈을 받고 불필요한 사람들에게 프로포폴 주사를 놔주는 사례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사를 속이고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프로포폴을 처방받아 투약하는 경우도 잦다.

프로포폴은 불법적으로 투약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과거 배우 하정우는 친동생과 매니저 등의 명의로 1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가인(본명 손가인·36)도 4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애경그룹 2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100여 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초범이고 반성하면 경미한 처벌 그쳐…"입증 어려워 무혐의 될 가능성도"

유아인의 경우에도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반성 의지가 있는 초범에 대해서는 법원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유죄 입증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는 다른 마약류 범죄보다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처방과 투약이 의사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전문의료인이 "치료 목적상 필요했다"고 주장하면 죄를 묻기 어려운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경찰청의 한 마약수사관은 "프로포폴 처방과 투약은 의사 고유영역인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정당한 처방인지 다른 약물을 투여할 수 있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자문을 받아야 하는데 의료적 필요성을 넘어서는 과잉진료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구승 일로 청량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연예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의 경우 대다수가 의료적 필요성을 주장한다"며 "피부시술 등이 정기적으로 필요한 직업적 특성을 부각해 방어에 나서면 무혐의가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수상히 여겨 경찰에 수사의뢰…유아인 측 "조사에 적극 협조" 

 

유아인에 대한 경찰 수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마약류 취급 권한이 있는 의료계 종사자는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의료용 마약류 처방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된 마약류 의약품의 기준 용법과 용량을 초과한 처방에 대해서 목록을 작성해 상위 리스트에 오른 순으로 점검에 나선다"며 "통상의 처방량보다 많은 양이 사용된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적 필요성에 대한 소명을 듣는다"고 말했다.

식약처 내부 의과대학 교수와 약과대학 교수로 구성된 자문단이 마약류 의약품을 불법 처방·투약했다고 의심되는 의료기관과 관계자의 소명을 검토한다. 자문단이 이 같은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에 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유아인은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포폴을 자주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아인의 소속사는 이번 일에 대해 "유아인이 최근 프로포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한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84932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