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 재결 후 위법한 경찰 업무처리 [정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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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 된 이후 음주운전 사고 소식이 뉴스 지면을 도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 많아진 음주운전 및 그로 인한 사고 만큼이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하자 있는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 재결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 재결이 나온 경우에 대한 경찰의 현행 후속 업무처리 방식은 행정편의주의적일 뿐만 아니라 위법 소지가 다분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 재결을 받아낸 당사자가 면허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재결서와 신분증을 가지고 경찰서에 방문하여 전산등록에 자신의 면허상태를 변경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은 면허 상태가 변경되기 전까지는 면허 취소 상태이기 때문에 운전을 하지 말라고 친절하게 주의를 주기도 하며, 이에 대하여 항의를 하면 "내부규정에 따른 것이며, 신청을 따로 하지 않으면 무면허 운전으로 보아 입건하겠다"고 발끈하기도 합니다.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은 행정행위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재결서의 정본이 당사자에게 송달되어 그 효력을 발생하게 되면 공정력·구속력·불가쟁력·불가변력·집행력 등 행정행위의 효력을 가지게 되며, 재결은 쟁송판단행위로서 형성력과 기속력을 갖게 됩니다. 즉,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 재결이 당사자에게 송달된 이상 별다른 절차 없이 그 자체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취소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행정심판법 제49조(재결의 기속력 등)
①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재결은 피청구인과 그 밖의 관계 행정청을 기속한다.
② 재결에 의하여 취소되거나 무효 또는 부존재로 확인되는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한 행정청은 재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
③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거나 부작위로 방치한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이 있으면 행정청은 지체 없이 이전의 신청에 대하여 재결의 취지에 따라 처분을 하여야 한다.
④ 신청에 따른 처분이 절차의 위법 또는 부당을 이유로 재결로써 취소된 경우에는 제2항을 준용한다.
⑤ 법령의 규정에 따라 공고하거나 고시한 처분이 재결로써 취소되거나 변경되면 처분을 한 행정청은 지체 없이 그 처분이 취소 또는 변경되었다는 것을 공고하거나 고시하여야 한다.
⑥ 법령의 규정에 따라 처분의 상대방 외의 이해관계인에게 통지된 처분이 재결로써 취소되거나 변경되면 처분을 한 행정청은 지체 없이 그 이해관계인에게 그 처분이 취소 또는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따라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행정심판 재결이 당사자에게 송달되었다면 그 자체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취소된 것이기 때문에 현행처럼 당사자가 추가적인 신청을 할 필요 없이 당사자의 면허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전산상에 면허상태 변경과 같은 내부 업무처리는 해당 행정청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험난한 행정심판을 거쳐 자동차운전면허를 지켜낸 당사자가 다시 재결서를 들고 경찰서에 방문해야 하는 현 제도는 부당하며 개선되어야 합니다.
해당 문제의 해결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행정심판의 당사자인 경찰청장이 재결을 송달받자마자 담당자가 해당 재결에 맞추어 전산상 면허상태를 변경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에게 경찰청 방문·신청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부디 행정심판법 및 행정법의 기본원리인 법치행정원칙에 반하고 당사자에게 부당한 추가적인 신청을 요구하는 경찰의 현행 업무처리 방식이 하루 빨리 개선되길 바랍니다.
출처: https://www.lawtimes.co.kr/opinion/181896?serial=181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