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윤창호법) 위헌결정에 대한 언론의 우려는 지나치다 [정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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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021. 11. 25.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일명 ‘윤창호법’)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모 언론사는 모 국회의원 자제가 이 혜택을 볼 것을 예측하면서 비판하였고, 일부 언론사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아닌 위헌결정 하였기 때문에 처벌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하였으며, 어떤 언론사는 해당 위헌결정으로 인한 재심 대상자가 15만명에 달한다면서 이로 인한 혼란을 걱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언론들의 걱정 및 비판은 기우라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제44조제1항(음주운전) 또는 제2항(음주측정 거부)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입니다. 즉, 음주운전은 2회 한 경우와 음주운전 1회·음주측정거부 1회를 한 경우 그리고 음주측정거부 2회 한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규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제148조의2 제1항 중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인바, 음주운전을 2회 한 경우를 가중처벌하는 것만이 위헌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음주운전 1회·음주측정거부 1회를 한 경우와 음주측정거부 2회 한 경우에는 여전히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대검찰청 역시 이번 위헌결정을 위와 같이 해석하여 ‘음주측정거부 재범사건’,‘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가 결합된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하게 처분하도록 일선 청에 지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모 국회의원 자제분에게는 기존의 가중처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가중처벌이 적용될 수 없는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아래와 같이 혈중알콜농도에 따라서 처벌 수위가 다르게 적용됩니다.
즉, 이번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혈중알콜농도에서 운전하여 가벌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할 때와 동일한 형량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사람 중 다시 높은 혈중알콜농도에서 운전을 한 사람들에 대한 막대한 처벌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합니다.
또한 이번 위헌 결정으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어 재심의 실익이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혈중알콜농도에서 음주운전 2회 이상 범한 자로 한정되는 만큼 언론의 예상과 달리 그 수가 엄청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낮은 혈중알콜농도에서 음주운전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벌성에 맞추어 그에 맞는 처벌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으로 인한 법령적용 변경이 ‘처벌 공백’을 운운 될 정도로 불합리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많은 윤창호법 위반자들은 이번 위헌결정을 통해 자신의 면허 취소·정지 처분이 변경될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이번 위헌결정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중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관한 부분’에 대한 것에 한정되기 때문에 운전면허 정지·취소 규정인 동법 제93조는 위헌결정과 상관없이 여전히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번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자들에 대한 면허 정지·취소 결정이 바뀔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사정까지 고려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이 아닌 위헌결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의 비판과 우려에 비하여 적은 파장에 그치겠지만, 그래도 위헌결정으로 인한 다소간의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후에는 입법 과정에 더욱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 오늘과 같은 혼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