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입틀막 사건 처벌 가능성은ㅣ변경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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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졸업생은 졸업식 중 대통령을 향해
R&D 예산 삭감에 대한 항의를 제기한 후
경호원들에게 입막음을 당하며 쫓겨났습니다.
이 사건은 이른바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죠.
이에 대해 대통령실 경호처는 경호 안전과 행사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대한 논란을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과연 이러한 경호 활동이
폭행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법무법인 일로 변경식 대표변호사가
인터뷰했습니다.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①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 처벌 가능성은
변경식 변호사
고발당한 경호처의 입틀막…처벌 가능성은
법조계 "폭행죄 구성요건에 해당"…다만 처벌까진 어렵단 의견도
한국과학기술원 (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던 졸업생이 강제 퇴장 당한 이른바 '입틀막' 사건에 동문들이 대통령경호처를 고발했는데, 실제 처벌이 가능할지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카이스트 동문 26명은 20일 대통령 경호처장과 경호처 직원 등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폭행, 감금 등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입니다. 졸업생인 신민기씨는 학위수여식에참석한 윤 대통령을 향해 R&D(연구·개발) 예산을 늘리라고 소리치다 경호처 직원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옮겨졌습니다.
이후 경호처 직원들이 신씨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모두 들어 올려 끌고 나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겁니다.
대통령실은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동문들은 국가 권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제압한 국가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고발인을 대표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시형 교수는 "이러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국가기관에 부여한 권한을 남용·과잉 행사해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심각한 폭력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당한 경호 활동으로 보기 어려워"
법조계에서는 폭행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변경식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해당 졸업생의 경우 대통령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하려는 게 아니라 R&D 예산 삭감에 대한 항의 의사표시를 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사지를 들고 끌고 나간 행위는 정당한 경호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폭행죄의 구성요건 해당성과 위법성이 인정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이 근거로 제시한 대통령경호법 2조에 따르면 경호란 경호 대상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체에 가해지는 위해를 방지하거나 제거하고, 특정 지역을 경계하는 모든 안전 활동을 말하는데, 졸업생의 항의 자체는 윤 대통령에게 위협을 가하는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대통령 경호' 특수성 고려될 가능성도
일각에선 형사처벌로까지 이어지긴 어렵다고 보기도 합니다.
익명의 한 변호사는 "폭행죄의 요건에는 해당한다"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경호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소까지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법원에 가더라도 별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과 경호처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는 처벌 가능성과 별개"라며 "최근 두 차례나 비슷한 일이 발생했는데 다양한 의견까지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는 등 정치적으로 풀어나갈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