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군검찰도 자신 없어 징역 3년 구형... 외압 없으면 무죄" | 정구승 변호사
언론 보도
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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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이에 대부분의 언론은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군검찰의 징역 3년 구형에 대해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는 법무법인 일로의 정구승 변호사는 "7년 정도로 강하게 구형할 줄 알았는데 상한이 7년 6개월인 사건에서 3년을 구형했다고 하면 자신감 있게 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유무죄에서 자신이 없다 보니 3년을 구형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구승 변호사는 내년 1월 9일로 예정된 선고에 대해서는 "법조인이라면 무죄를 선고해야 되는 상황이고 다른 외압이 없다면 재판장님께서도 무죄를 선고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한 군 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 결심공판에서 군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결심공판을 마친 뒤 군사법원앞에서 변호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권우성
지난 21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에 대부분의 언론은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군검찰의 징역 3년 구형에 대해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은 어떻게 보는지 들어 보고자 지난 23일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는 법무법인 일로의 정구승 변호사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군검찰, 유무죄에서 자신이 없다 보니 3년 구형한 듯"
- 21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항명과 명예훼손 혐의가 각각 3년 이하 5년 이하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데 두 사건을 한꺼번에 재판 받았기 때문에 실체적 경합에 해당하여 원래 (징역) 상한은 7년 6개월입니다. 언론에서는 항명죄의 상한이 3년이기 때문에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사실 김규현 변호사나 저 같은 경우 특수부 사건 같은 걸 많이 봐왔잖아요. 그래서 김규현 변호사는 한 5년, 저는 7년 정도로 강하게 구형할 줄 알았는데 상한이 7년 6개월인 사건에서 3년을 구형했다고 하면 자신감 있게 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오히려 유무죄에서 자신이 없다 보니 3년을 구형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우면 무죄를 해야 하지 않나요?
"맞습니다. 무죄를 해야 하는 건데 검찰 입장에서 혐의가 인정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희는 이미 객관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었기 때문에 공소 취소하는 게 맞지 않나 해요. 그리고 검찰은 저희에게 유리한 증거를 낼 의무가 있거든요. 하지만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입증을 안 하거나 숨기려는 태도가 오히려 공소권 남용에 해당해 이 재판 자체가 무효고, 공소 기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도 가지고 있습니다."
- 군검찰은 "피고인은 현재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는 군 지휘 체계와 군 전체 기강에 큰 악영향을 끼쳐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던데.
"군 기강을 저해한 건 외압을 넣은 사람들이고, 그 외압에 저항해 오히려 군 기강을 바로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윗선의 눈치를 보내고 사실관계 왜곡하거나 진술 번복한 사람들이 진정한 군 기강 해치는 사람이고 있었던 일들에 대해 진실되게 행하고 발언한 박정훈 대령은 오히려 기강을 높이 세운 겁니다. 그 부하들 역시 군 기강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 검찰은 박정훈 대령이 명령에 불복종했기 때문에 엄벌해야 한다는 것 같은데요.
"저희 변호인단이 주장하는 건 명령의 발권자가 김계환 사령관이어야 하는데 김계환 사령관의 경우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명령을 내린 바가 없다는 겁니다. 만약 김계환 사령관의 주장처럼 세 차례 명령 내렸다고 한다면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부하를 보직 해임하거나 배제시킨 다음 그 명령 이행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거든요.
박정훈 대령이 처음부터 얘기했던 것처럼, 김계환 사령관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결정을 못 내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보고요. 이첩 중단 명령의 경우에는 박정훈 대령이 이를 수용하여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거는 식으로 했기 때문에 그 명령에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명령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하는 명령에 대해서는 수명했기 때문에 항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법령과 판례에 따르면 적법한 명령이어야 합니다. 적법한 명령이라 하면 불법적인 명령이 아니어야 되는 건데 이 사건 같은 경우 명령의 목적이 특정 인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요구죠. 100번 양보해서 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인 명령이라 항명죄의 대상이 되는 명령이 될 수 없습니다."
- 공수처에서 외압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잖아요. 거기서 외압이 있었다고 결론 나면 이 재판에서 설령 박정훈 대령이 유죄를 받더라도 의미 없는 거 아닌가요?
"만약 공수처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먼저 밝혀졌다면, 이 사건은 더 쉽게 진행됐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수처가 가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 공수처에 사실조회 신청 등을 했는데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그것들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재판을 100%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재판 증거를 통해서만으로도 외압이 있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박진희 군사보좌관이 보낸 텔레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확실한 혐의자는 수사 의뢰, 지휘 책임 관련 인원은 징계로 하는 것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박진희 군사보좌관의 텔레그램 자체가 외압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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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승 변호사정구승 변호사 제공
- 법원에 들어가기 전 박정훈 대령이 "지난 1년 반을 지나오면서 채 상병 진실은 다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만 단위가 넘어가는 기록 페이지가 생성되었고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통해 나온 증언만 해도 수천 페이지가 될 겁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할 얘기는 다 했고요. 위증하실 분들은 위증했고 진실을 밝힌 분들은 진실을 밝혀서 이미 판단을 내리기에는 충분한 자료가 수집되었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채 상병이 왜 사망에 이르렀는지는 아직 모르지 않나요?
"그에 대한 증거는 생각보다 꽤 많이 쌓여 있는 편입니다. 박정훈 대령이 1차 수사했던 내용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진술을 광범위하게 받아 놓은 것들이 많아요. 통화 내용 내역 같은 것만 확인한다고 해도 사실 임성근 사단장의 무리한 지휘와 강압으로 인해서 이 문제가 생겼다는 건 어렵지 않게 확인 가능합니다."
- 지난해 12월 7일부터 지난 10월 29일 공판까지 9차례 공판이 있었는데 어땠어요?
"이번까지 총 10회의 공판이 있었고 너무 많은 분이 진술과 증언을 하시러 오셨어요. 일부 사람들이 너무 뻔뻔하게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자신이 다치지 않기 위해 상황을 축소하거나, 기억하지 못 한다고 하는 모습들을 보여 슬펐습니다. 다들 훌륭한 커리어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군 엘리트인 분들인데, 그런 분들이 다른 목적이나 자신의 보신 위해서 비겁한 모습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웠고요.
이미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진실 밝히는 박세진 중령이나 박영길 수사관 같은 분들의 모습 보면서는 '이게 바로 군 기강과 해병대 정신이구나' 싶을 정도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증인과 피고인 진술까지 있었느니, 이제 충분히 사실관계에 대해 판단할 만큼 (진상이) 밝혀졌다고 생각합니다. 군사법원이 용기 있게 소신대로 판결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이 있었을까요?
"두 가지가 있었어요. 제가 5차 공판 끝나고 합류했던 걸로 기억 하는데 일단 기록이 너무 방대했습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았고 군 검사가 해야 될 수사와 조사를 저희가 법원을 통해 진행했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 사실조회나 문서송부 촉탁을 통해서 각 기관에 정보를 받고 그걸 정리하는 과정이 정말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이 그래도 어느 정도 협조해 줬지만 100% 동의해 주시지 않았고, 공수처 같은 기관들은 계속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어느 정도까지 다가갔지만 완벽하지 못 했던 점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이게 공익 소송이다 보니까 여러 회사 소속 변호사 분들이 오셨는데, 그런 부분들을 조율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 지금 공수처에서 외압 사건에 대해 수사하지만, 아직 결론이 안 났잖아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외압의 경우 공수처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저는 공수처가 생각보다 많은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사 의지는 있는데 수사를 관철시킬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건 아무래도 윗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윗선이 바뀌어야 되는데 그건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실적으로 외압을 사건 파헤치기 위해서는 특검 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압의 실체 밝히는 건 어렵지 않아, 특검 빨리 해야"
- 지금 특검과 관련해 아무 움직임이 없는 것 같거든요.
"맞습니다. 지금, 이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제2의 박정훈, 제3의 박정훈이 나타나 공익 제보가 이루어지고 있지요. 국민들이 저희 특검이나 다른 특검을 지지해 주신다면 실체적 진실 향해 출발하는 기차가 끓는 점을 넘어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는데.
"저는 법률가의 입장에서 이미 판단을 위한 자료가 충분히 나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명죄와 관련해서 국정조사는 큰 실익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이자 핵심은 외압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특검으로 가야 하고, 특검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환기시켜야 합니다. 국정조사 통해 그런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채상병 특검에 대해 제3자 추천안을 제시했었죠. 제3자 추천안은 어떻게 보세요?
"저희는 변협 추천만 아니면 제3자 추천이든 대법원장 추천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분들이 나서주실 거로 생각하고 중립적인 분들이라도 특검에 들어가셔서 할 수만 있다면 누가 추천을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압수수색과 조사만 조금만 더 이루어진다면 그 외압의 실체를 밝히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뭐든 좋으니까 특검을 빨리 출발시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군인권센터가 무죄 탄원 서명을 하는데, 하루 만에 3만 명을 넘겼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감동적인 일입니다. 링크를 찾고, 그 링크에 자기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글을 써야 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한 일인데 거기에 하루 만에 3만 명이 동참해 주셨다는 건 눈물이 차오를 정도로 감동스러운 일이고요. 저도 현장에서 항상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다면 군사법원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정훈 대령은 이번 구형을 보고 뭐라고 했나요?
"현역 군인이시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서, 그냥 미소만 지으셨습니다."
- 박정훈 대령의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 아무 보직도 못 맡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맞습니다. 보직 해임된 지가 이제 1년이 넘어가고, 사실상 연금 당한 것처럼 군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1년간 보직 해임 됐으면 사실 자동 전역시켜야 되는데 그것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보직 해임을 취소하고 직무를 주자니 그건 윗선에서 껄끄럽죠. 공중에 떠 계신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왜 부하 군인들이 증언대에 설 때마다 '대령님께서 버텨주시기 바랍니다'라면서 흐느끼는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쉽지 않은 상황에 계시지만 의연하게 잘 버티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1월 9일 선고가 예정되어 있잖아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법리적 판단을 했다면 무죄입니다. 제가 이번에 변론 요지서를 쓰기 위해서 기록을 다시 한번 읽어봤는데 어떻게 해도 유죄를 쓰기 쉽지 않습니다. 법조인이라면 무죄를 선고해야 되는 상황이고 다른 외압이 없다면 재판장님께서도 무죄를 선고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