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 4년 만에 존폐 기로…“재탄생 가까운 개혁 필요” | 정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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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내란죄 수사를 맡아 온 공수처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즉시 해체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고, 오동운 공수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는데요.
반면 이번 윤 대통령 수사에서 논란이 됐던 내란죄 수사 조항을 공수처법에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안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맞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대표변호사는 이에 대하여 “공수처 성과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내란죄 사건 수사 전후만 보더라도 검찰 조직이 고위공직자 수사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검찰을 견제할 조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기관을 만들면 공수처 2탄에 불과할 것이다. 기관에 문제가 있다면 대대적인 법 개정을 통해 인적 구성을 비롯해 재탄생에 가까운 개혁을 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편성된 예산에 비해 성과 적다” VS “제대로 일하도록 재정비해야”
與 ‘공수처폐지법’ 발의로 강공모드…野도 공수처장 책임론 제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4년 만에 존폐 위기에 몰렸다.
9일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내란죄 수사를 맡아 온 공수처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즉시 해체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고, 오동운 공수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반면 이번 윤 대통령 수사에서 논란이 됐던 내란죄 수사 조항을 공수처법에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안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맞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공식 출범했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된 공수처는 판·검사 및 경찰 고위직 등 부패범죄를 전담하는 기구로 설계됐다. 그러나 공수처는 2024년 1월까지만 해도 영장 청구에서 5전 5패를 기록하고,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낸 사례도 없었다. 주요 수사 대상이었던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에 대한 수사 역시 지지부진하면서 ‘공수처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폐지냐 유지냐…서초동도, 여의도도 공방 가세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폐지를 둘러싼 의견이 갈리고 있다. 편성된 예산에 비해 성과가 적기에 폐지 해야하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김원용 법무법인 심안 변호사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수처는 애초부터 검찰 조직의 힘빼기 의도로 생겨난 조직으로,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성과는 미미하다”며 “앞으로도 나아질 거란 기대는 그다지 생기지 않는다. 당장 폐지 논의를 시작하자”고 지적했다. 실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공수처의 수사 지원 및 수사 일반 예산은 14억3000만원으로, 검사 정원이 25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5720만원의 예산이 배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무능할지라도 조직을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박도 나온다. 김규현 전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10일 SNS에 “만약 더 좋은 새로운 기관이 있다면 그것을 만들고, 공수처는 폐지해도 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공수처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정치권과 법조계는 어떻게 하면 검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사법 제도를 구현할 것 인가에 초점을 맞춰주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공수처 폐지론은 정치권에서도 첨예한 대립을 낳고 있다. 5선 중진이자 판사 출신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 폐지 법안까지 발의하고 나섰다. 그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동운 공수처장은 대통령 불법수사와 불법체포, 불법구속에 대한 고발과 탄핵으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통령에 대한 불법수사와 불법 구금 만행을 주도한 민주당의 하명수사처, 불법수사처 공수처는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10일엔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의원들이 오 처장을 불법 체포 및 구금,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야당에선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공수처를 당장 폐지하는 것은 섣부르기에 오 처장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7일 SNS에 “구속 후 체포적부심 기간 산입에 대한 검찰의 절차적 오류로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것 같다”며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에 대한 공수처와 검찰의 일처리 미숙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다.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지휘 책임을 가진 검찰총장과 공수처장의 빠른 거취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공수처 ‘성과 미흡’ 사실이지만, 폐지가 정답 아냐”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출범 이후 검찰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수처 폐지가 곧 검찰권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공수처가 폐지된다면, 기존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기능은 검찰과 경찰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공수처 출범 이전에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고위공직자 수사 공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에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형사 사건 전문인 정구승 변호사는 “공수처 성과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내란죄 사건 수사 전후만 보더라도 검찰 조직이 고위공직자 수사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검찰을 견제할 조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운 기관을 만들면 공수처 2탄에 불과할 것이다. 기관에 문제가 있다면 대대적인 법 개정을 통해 인적 구성을 비롯해 재탄생에 가까운 개혁을 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공수처의 미래는 결국 정치권과 국민 여론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가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하면 폐지론이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수사권을 확대하고 독립성을 강화할 경우 존속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는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폐지보다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발생한 중복 수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공수처 폐지법안을 발의하더라도, 야당 의석수가 과반인 상황이기에 현실적으로 폐지가 쉽지도 않다”며 “제대로 된 수사력을 갖춘 검사도 부족하기에 고위 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도 쉽지 않았다. 공수처가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자정을 하거나 외부로부터 수술을 받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공수처, 출범 4년 만에 존폐 기로…“재탄생 가까운 개혁 필요” < 사회 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