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풀어줄 결심한 법원, 도대체 무슨 그림 그리고 있나" | 정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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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이 출범한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습니다. 사건이 간단해 가장 빨리 결론이 나올 거란 전망도 많았지만, 아직 이렇다고 할만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대표변호사는 "저는 최근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채 해병 특검이 꽤 모범적인 특검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특검은 통상의 수사 기관에 공정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출범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특검의 경우 그 의혹 자체뿐만 아니라 통상의 수사 기관에 수사를 맡기기 어려운 사유까지 밝혀내야 특검으로서 효용이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해병특검의 경우 세 가지 의혹이 있었어요. 첫 번째가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 그 자체이고 두 번째가 수사 외압 그리고 세 번째가 구명 로비죠. 각각의 사유에 대해서 기존 수사 기관이 수사 못했던 것까지 수사가 이루어진다면 사실 성공한 특검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과연 특검이 나아갈 수 있을까를 보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어 정구승 대표변호사는 "먼저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에 대해 채 해병특검은 좀 쉽게 진행이 됐죠. 왜냐하면 박정훈 대령께서 어느 정도 수사의 틀을 짜놨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진술을 받아놨기 때문에 보강 하면 되는 차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임성근 사단장이 비밀번호를 제공하기 전에도 수중 수색하는 사진 같은 것이 저장돼 있던 게 밝혀진 만큼 그걸 통해 이 혐의를 밝혀냈기 때문에 의혹 자체에 대해서는 채 해병특검이 나아갔죠. 그렇다면 기존의 수사 기관이 왜 이걸 수사 못했는지에 대해서 나아갔냐고 한다면 이번에 경북청을 압수수색 했죠. 그건 임성근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를 줬던 경북청이 제대로 된 결론을 낼 수 있었음에도 어떤 외압이나 다른 사유로 인해 그러지 않았다는 정황을 잡았기 때문인데요. 수사 기관까지 나아갔다는 점에서 대단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채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이 출범한 지 어느덧 3개월 지났다. 사건이 간단해 가장 빨리 결론이 나올 거란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고 할만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박정훈 대령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정구승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채 해병 특검의 3개월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24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정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이종섭 영장 기각으로 윗선 수사 차단... 특검이 묘수 내야"

- 특검이 출범한 지 3개월 지났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는 최근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채 해병 특검이 꽤 모범적인 특검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특검은 통상의 수사 기관에 공정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출범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특검의 경우 그 의혹 자체뿐만 아니라 통상의 수사 기관에 수사를 맡기기 어려운 사유까지 밝혀내야 특검으로서 효용이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해병특검의 경우 세 가지 의혹이 있었어요. 첫 번째가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 그 자체이고 두 번째가 수사 외압 그리고 세 번째가 구명 로비죠. 각각의 사유에 대해서 기존 수사 기관이 수사 못했던 것까지 수사가 이루어진다면 사실 성공한 특검이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과연 특검이 나아갈 수 있을까를 보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먼저 임성근 사단장의 혐의에 대해 채 해병특검은 좀 쉽게 진행이 됐죠. 왜냐하면 박정훈 대령께서 어느 정도 수사의 틀을 짜놨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진술을 받아놨기 때문에 보강 하면 되는 차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임성근 사단장이 비밀번호를 제공하기 전에도 수중 수색하는 사진 같은 것이 저장돼 있던 게 밝혀진 만큼 그걸 통해 이 혐의를 밝혀냈기 때문에 의혹 자체에 대해서는 채 해병특검이 나아갔죠.
그렇다면 기존의 수사 기관이 왜 이걸 수사 못했는지에 대해서 나아갔냐고 한다면 이번에 경북청을 압수수색 했죠. 그건 임성근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를 줬던 경북청이 제대로 된 결론을 낼 수 있었음에도 어떤 외압이나 다른 사유로 인해 그러지 않았다는 정황을 잡았기 때문인데요. 수사 기관까지 나아갔다는 점에서 대단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구명 로비 의혹은 어떤가요?
"약간의 비판 포인트로 남을 수 있어요. 구명로비라는 게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둘 사이 로비가 있었다는 정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둘 중에 누군가가 그걸 녹음하는 등 증거로 남겨놔야죠. 그렇지 않고 금전적인 대가 없이 로비만 오갔다면 참 이걸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애초에 특검이 도입될 때도 사실 높은 확률로 기대하지 않았어요.
우려한 바대로 극동 방송 김장환 목사와 여의도 순복음 교회까지 압수수색은 나아갔지만 증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에 판단을 보류한다면 세 가지 갈래 중 두 가지 의혹과 특검이 도입된 이유에 대해 충분히 입증하였기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성과가 아니었나라고 생각합니다."
- 아쉬운 점은 없을까요?
"이번 구속영장 기각이 있겠죠. 사실 이게 특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풀어줄 결심한 사법부 비판을 좀 더 하고 싶어요. 물론 선 긋기 아니면 꼬리 자르기를 미리 예측해서 '수원 3인방'이 아닌 다른 판사가 담당하는 타이밍에 영장 청구하는 등 좀 더 섬세하게 진행이 됐다고 하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 부분까지 특검을 비판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어요.
만약 이종섭 장관이 구속됐다면 죄수의 딜레마가 강하게 작용하여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진술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았거든요. 지금까지는 이종섭 장관이 계속 자기의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사실 구속된다면 자기의 혐의를 줄이기 위해 자기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입장 바꿀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시키는 사람 즉 윤석열과 그것을 전달한 사람이나 설득하거나 통제하려고 했던 대통령실 인사들의 이름이 나올 수밖에 없죠. 이 부분이 차단됐다는 점에서 너무 아쉽습니다."

- 왜 기각이 됐을까요?
"제가 그 기록을 다 보진 못했지만, 법원에서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저는 풀어줄 결심을 미리 하고 거기에 맞춰서 이유 쓰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납니다.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데 그럼, 임성근 사단장은 과연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을까요? 그리고 증거 인멸 우려는 오히려 임성근 사단장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나머지에 더 높아요."
- 임성근 사단장에게 모든 걸 뒤집어씌우려는 '꼬리 자르기'일까요?
"그렇죠. 잘 생각해 보시면 우리가 지난 2~3년 동안 임성근 하나 때문에 그 난리를 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결과를 보면 임성근만 구속이 됐습니다. 그 난리를 쳤던 사람들은 여전히 구속이 되지 않고 법원이 구하기를 나선다거나 비호받으면서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도대체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비판을 피해 가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 같은 경우 박정훈 대령이라는 한 개인을 정말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억압했던 사건이자 한 병사의 죽음을 은폐하고 왜곡하려고 했던 사건입니다. 이거에 대해 일반적인 형사 사건의 기준을 들여대는 것도 불쾌한데, 일반적인 형사 사건보다도 더 못한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임성근 전 사단장이 스마트폰 비밀번호가 생각났다며 알려줬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자충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특검은 임성근 사단장의 비밀번호 제공 없이도 임성근 사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을 정도로 채증과 준비가 맞춰졌다고 들었어요. 임성근 사단장이 자기에게 구속영장 청구된다고 하자 그제서야 비밀번호를 제공했는데요. 이 사실 자체가 임성근 사단장이 자기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된 것입니다."
- 임성근 사단장의 구속은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냥 꼬리 자르기에 가깝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임성근을 내어주면서 실체적 진실로 나아가는 길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나 김동혁 전 국방부 감찰단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등을 기각하는 재료가 되지 않았는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발 특검이 제가 생각하지 못한 묘안이나 묘수를 통해서 새로운 루트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문제는 법원... 특별재판부 설치 못한 게 패착"

- 생각보다 수사가 오래 걸린다는 평가는 어떻게 보세요?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기존의 수사 기관의 은폐나 아니면 왜곡에 대해서까지 나아갔기 때문에 시간을 꽉꽉 채워서 쓴 것 같습니다. 구명 로비에 대해서도 시도까지 하는 시간이 있었고, 종교계로까지 나아갔고요. 그래서 적정한 수준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법원이었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들고 있고요.
여기에 대해 민주당에 쓴소리할 수밖에 없는 게 이러한 우려는 사실 특검이 도입될 때부터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동력이 있을 때 특별재판부를 설치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 한꺼번에 나아갔더라면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을 겁니다. 과감하게 나아가지 못하고 특검만을 도입한 것이 지금의 패착으로 나오지 않는가 싶습니다."
-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요.
"내란 특검에 의해서 한 번 나간 걸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사를 거부하고 있고 본인 재판마저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습니다. 사실 일단 윤석열씨의 변명이 말이 되지 않는 이유가 수사받는 것과 변호인 접견실에 나와서 변호사와 계속 상담하는 것 사이에서 그렇게 체력적으로나 건강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 자체는 변명을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이번 내란 특검에도 나가서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증언 쏟아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똥볼' 찰까 봐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 물적 자원이 제한된 특검 입장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라고 생각해서 추가로 영장을 청구해서 구인 명령받거나 아니면 조금 더 구속 기간 늘리는 데 가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검도 한두 차례 소환 통보를 하고 그게 안 된다면 바로 직접 조사로 나아가지 않을까 해요. 그건 여러 가지 방식이 있기 때문에 특검이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구인해 와도 아무 말 안 하면 의미 없는 건가요?
"아니요. 언어적 묵비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묵비도 있는데 이건 매우 어려워요. 윤석열은 지난번에도 묵비권 행사 하려고 나와서 자기가 발언을 쏟아냈다고 하는데요,묵비권 행사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 반발하는지 어느 부분에서 답답해하는지 이 부분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수사 기관에는 꽤 괜찮은 성과이기 때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구인하는 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는 묵비할 권한이지, 그를 위해 출석하지 않을 권한까지 보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윤석열이 주장하는 출석하지 않을 권리 아니면 묵비할 건데 뭐 하러 부르냐는 건 사실상 법을 왜곡해서 해석한다고 생각하고요. 이에 대해 특검이 전략적으로 판단 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특검이 얼마 안 남았는데 앞으로 주의 깊게 볼 부분은요?
"특검이 성적표를 내보일 텐데요. 이종섭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어떤 묘안을 통해 대통령실의 비서관들까지 이 사건의 혐의를 밝혀내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다른 혐의들이나 의혹들은 많이 해소 되었는데 구명 로비 부분을 어떻게 입증시킬지에 대해서도 사실 의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위증했던 사람들에 대해 수많은 채증 및 고발이 진행된 걸로 알고 있는데, 사법부가 그 사람들에게 어떠한 형량을 내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이종섭 풀어줄 결심한 법원, 도대체 무슨 그림 그리고 있나" - 오마이뉴스
 
				 
			
		

